박윤희 디자이너 I 패션 브랜드 'GREADIUS'



E.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패션 브랜드인 ‘그리디어스’를 운영 및 의류 디자인을 하고 있는 ‘박윤희’입니다. 2011년도에 ‘그리디어스’라는 자체 브랜드를 설립했고요. 이전에는 ‘오브제’, ‘한섬’ 등의 업체에서 일을 했어요. 나름의 긴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을 거치면서 현재의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어요. 힘든 일이 오면 견디고, 여러 일들이 다가오면 버티면서 노력하며 아직도 성장하고 있죠.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행복한 패션 디자이너입니다.  

그리디어스(GREEDILOUS) : 2011년 ‘박윤희’ 디자이너가 설립하여 현재는 글로벌 디자인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이다. ‘Greedy’와 ‘Fabulous’의 합성어로 시대, 나이를 불문하고 아름다움을 쫒는 여성의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존재가 되길 바라며 더 아름다워지는 자신감, 그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과 일, 모든 것에 에너지가 넘치길 바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 속에서도 취향과 한계를 뛰어 넘는 독자적 비주얼을 선보인다. 해외 유명 셀럽 ‘패리스 힐튼’과 ‘비욘세’ 등이 그리디어스 옷을 입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고, 다양한 메시지와 깊이감 있는 철학을 담은 의류 디자인 행보로 업계와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패션브랜드이다. 의류 구매는 신사동 그리디어스 플래그십 스토어나 온라인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 (에디터 몽키)




E. 어떻게 패션디자인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어떤 작업들을 이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패션 관련 일을 하셨었는데, 어머니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죠. 그리고 선천적으로 시각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원래는 산업 디자인 전공을 했었고, 미술 공부도 꽤 오래 했어요. 당시에 패션에 대한 꿈이 있었는데, 패션을 하려면 당연히 미술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하는 줄 알고 열심히 공부했죠. (웃음)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패션의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다양한 여러 경험들을 통해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옷을 만들고 있죠. 그렇게 다양한 시도와 도전의 작업들을 이어왔어요. 1차적으로 저희만의 디자인을 토대로 옷을 선보이고 있고, 더 나아가 윤리적인 소비 트랜드를 위해 고민하는 작업이나,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옷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죠. 얼마 전에는 스튜디오 ‘오콘’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지구 환경문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쇼를 올렸죠.

오콘 스튜디오 : 국내 최초 모션 캡쳐 방식 도입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10여년간 방송용 애니메이션 705편 이상을 개발하며 디지털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의 노하우를 축적한 3D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주식회사이다. (자료 출처_ 위키백과)



E. 그리디어스’의 디자인 아이디어가 어떻게 탄생하고 구체화되는지 궁금합니다.

매 시즌 생각하는 인스퍼레이션이 있어요.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서 힌트를 많이 얻는 편인 것 같아요. 저의 가장 가까운 베스트 프랜드는 저 자신이에요. 따라서 저 자신에게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죠. 주관적인 관점이 강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현 시대성을 옷이라는 랭귀지로 드러내요. 옷을 통한 파장 효과로 다양한 고민과 책임감도 있고요. 특히 요즘에는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AI 에도 관심이 있어요. 예를 들어 기후 위기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옷을 통해 드러내기도 하고, 저만의 관점과 디자인의 결함과 함께 사회적 현상이나 특정 목소리를 내보려고 하기도 해요.



E. 이번(2023)쇼가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스튜디오 ‘오콘’ 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콜라보 의류도 선보이셨죠. 개인적으로 인형들이 옷과 함께 등장한 것들이 흥미롭기도 하고 기분이 좋게 만들었어요. 콜라보레이션을 계획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 쇼가 마치고 커튼콜 인사에서 어머니가 등장하셨는데요. 디자이너님께 어머님은 어떤 의미인가요?

스튜디오 ‘오콘’측으로부터 콜라보레이션 제안이 오게 되면서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스튜디오 측에서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어 했는데, 감사하게도 저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좋게 평가해주셨죠. 나이가 있어서(웃음) 캐릭터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인형이라는 동심은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더구나 요즈음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일들이 이루어질 수 있고 확장되어 가고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가상공간에서의 결핍 부분이 있다면 ‘터치’에요. 직접 만지고 애착을 갖는 일이 아직은 불가능하죠. 

현실처럼 존재하는 것 같지만 만져지지 않는 가상공간에서의 인형이 아닌, 실제로 눈앞에 있는 것을 만질 수 있다는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살아있는 감수성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다양한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어요. 

다음 질문인 어머니의 쇼 출연은 사실 순간에 선택된 즉흥적 선택이었어요.(웃음) 백스테이지에 어머니가 있었는데, 갑자기 손을 붙잡고 오르고 싶었어요. 무작정 손을 잡고 관객들로 가득 찬 스테이지로 나갔죠. 엄마도 놀래고, 저희 쪽 스텝들도 조금 놀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찾아주신 분들이 어머니의 등장을 통해 알 수 없는 뭉클함도 느끼고 쇼의 메시지와 진정성을 생각해주시기도 했죠. 많은 분들이 감격하고 좋아해주시니 저도 좋았고요.


* 2023 F/W 서울 패션위크 그리디어스(GREEDILOUS)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번 시즌 컨셉은 ‘Focus on yourself’로 ‘너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사랑하자!’라는 패션의 70년대 시절 자유로운 감성을 ‘Glam’, ‘Rock mood style’과 캐주얼하고 페미닌한 에슬러져포인(Athlesiure point)를 믹스해 자유로운 상상과 기법들이 깃든 그래픽들은 유머러스하고 플레이플하게 표현했다. 특히 ㈜오콘의 대표작 ‘슈퍼잭, 잔망루피, 버니’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더 위트있고 세련된 ESG 패션을 그리디어스와 함께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의 환경문제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 패션위크는 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서울컬렉션) 23개 브랜드, 신진 디자이너 (GN / 제너레이션 넥스트) 7개의 브랜드, 국내 기업 1개 브랜드 등 총 31개 브랜드가 참여해 2023년 3월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일간 펼쳐졌다.  (-자료 참고, 2023년 3월 25일자 국제 뉴스 이대웅 기자의 기사로부터 발췌)




E. 국내의 스타는 물론 ‘비욘세’, ‘패리스 힐튼’과 같은 세계적 스타가 입은 옷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내가 만든 옷이 그런 세계적 스타가 입고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예전에는 신기하고 너무 기분 좋고 뭐 그런 감정이 있었죠. 물론 지금도 기쁘고 감사해요. 그런데 요즈음에는 뭔가 다르게 고민하게 돼요. 그런 유명인들이 특정 상황에서 제 옷을 입을 때 제 옷이 어떠하면 좋을지, 어떻게 제작되어져야 하는지, 무엇이 필요할지, 옷을 입는 사람들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더 디테일하게 표현해낼 수 있을지에 더 고민을 하고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와 내 옷을 입어서 너무 영광이구나’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고민과 연구, 모니터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기쁘긴 한데 기뻐할 틈이 없네요. 웃음) 그러다보니 몇몇 옷들은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분이 입으면 좋을지, 누구를 위한 옷이면 좋을지를 고민하는 일도 늘어났죠. 그래서 유명 방송인분들이 방송이나 매체에서 제 옷을 입으시는 것을 볼 때마다 고민을 하게 되요.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대중 앞에 서야 하는 그들에게 적당히 특별하면서도, 가치가 있고, 품위 있는 옷이자, 세련됨이 묻어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세심하게 체크하다 보면 어떤 방송인 분은 한 옷을 반복적으로 입으시는 분도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먼저 연락해서 옷을 배송해주기도 해요. (웃음)




E. 패션 디자인 일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인가요?

힘든 일이 많죠. 그리고 재미있고 익사이팅한 부분도 많고요. 아무래도 저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많네요. 모든 사람들이 저의 마음과 같을 수 없으니까요.(웃음) 그래도 일에서 느낀 피로는 비교적 적어요. 보통 ‘누군가’로부터 힘들었던 것이니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었어요. 그 사람들 때문에 그만 둘 수는 없으니까요. 오히려 더 강해졌어요. 패션 브랜드라는게, 저는 패션 디자이너이지만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옷만 잘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잘 모르는 부분도 알아야 하고, 옷 만드는 일과 관계없이 부딪쳐야 하는 일들도 많고, 직원들과의 소통도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죠. 업무량도 상당하고요.




E. ‘그리디어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그리디어스가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해외 패션 브랜드의 사례처럼 아이덴티티가 깊은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가 되길 바라죠. 제가 없어도 지속될 수 있는 회사로요. 한국에서는 그렇게 존재하는 일이 쉽지 않아요. 현실적으로 제가 영원히 계속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회사를 성장시켜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좋은 운을 타고 지속 가능한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고 살아 있는 탄탄한 패션 브랜드 ‘그리디어스’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죠.





E. 패션을 꿈꾸는 어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려요.

쌔빠지게 죽도록 해야지. 그래 아이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나!”




Instagram : @greedilous




해당 인터뷰는 BUTTON UP MAGAZINE 의 첫번째 주제인 '순수함' 에 대한 인터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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